헤어짐..그 아픈순간을 위하여(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

20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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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10단계

 

슬픔은 인간 내면의 감정으로서 서둘러서 끝내지는 일이 아니며 이별의 슬픔을 잊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보통 일년 내지 그 이상이 소요됩니다. 슬픔은 인간의 정서 중 가장 순수한 감정입니다. 배우자와 사별하는 일은 일생의 모든 사건 중 가장 힘든 일일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모든 일이 자연의 이치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비록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없애주지는 않지만 필요할때 용기를 줄 수 있고 슬픔을 현실적으로 맞닥뜨릴 수 있게 해줍니다. 현실적으로 슬픔을 맞닥뜨리는 것은 슬픔을 이기는 시작이 됩니다.

 

1.충격: 어떤이들은 충격의 단계를 별로 거치지 않고 즉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전신이 마비 된 것 같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눈물도 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면서 점차적으로 사태를 인식하게 되며 울기도 하고 감정을 표출하게 됩니다.

 

2.감정표출: 고통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번째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슬픔을 느낄때는 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슬픔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경우 신체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표출하게 됩니다. 어떤 이들은 울 수 있도록 유도시켜 주어야 하는데 남자의 경우 특히 그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문화속에서는 남자가 우는 것을 이상하게 보기 때문에 유가족중 남자들은 슬픔을 당할 뿐만 아니라 울음을 억지로 참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3. 고인에 대한 집착: 고인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있어 다른데 마음을 쓰지 못하는 것입니다. 배우자 사별 후 꽤 오랫동안 아직도 함께 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4. 신체적 정서적 증상 발현

1)다음의 신체적 증상은 심하게 또는 약하게 나타나는데 20분정도에서 1시간가량 지속되기도 합니다. (불면증, 목이 조여온다, 숨이 가빠지고 목이 막힌다, 한숨을 자주 쉰다, 속이 텅 빈 것 같고 허전하다, 층계를 오를 수가 없다, 손과 손 끝에 힘이 쑥 빠지는 것 같은 무기력감을 느낀다, 소화불량에다 식욕부진이 있다)

2)신체증상과 더불어 나타나는 정서적 증상 (현실감이 없다, 다른 사람과 이질감을 느끼며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관심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사람들이 허깨비로 보이고 왜소해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포에 사로잡히고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하며 다 털어버리고 멀리 도망가고 싶은 심정을 느낀다)

 

5.적대감정: 다른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유도 없이 차가워지고 짜증이나 화를 냅니다. 이런 자신에게 스스로 놀라고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이럴때는 자신이 지쳐가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분노의 대상은 고인이나 의사, 간호사, 하나님 또는 목사 그리고 흔히 다른 가족으로서 적대감정을 갖거나 상처를 받습니다. 자신이 기대했던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그 대상들에게 적대감정을 나타냅니다.

 

6.죄의식: 사별의 경우 슬픔과 곁들여 죄의식은 항상 따르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했어야 하는일,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하는일들을 수없이 생각하게 됩니다. 고인에게 적대감정을 가졌을 경우 죄의식은 더더욱 당연합니다. 적대감정의 의 강도에 따라 죄의식이 또한 심화됩니다. 함께 사노라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다반사라는 사실을 주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우울: 많은 유족들이 자포자기하며 심한 무력감과 견딜 수 없는 외로움에 빠져 만사를 하찮게 여깁니다. 혼자 살거나 가족이 적은 경우 이러한 감정은 심화됩니다. 이또한 정상적인 감정입니다.

 

8.칩거: 다른 사람과 모든 관계를 끊고 일상적인 일조차도 수행하지 못하며, 사는것 자체를 악몽을 꾸는 것처럼 느낍니다. 그러나 이것도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많은 유가족들이 다른 사람들과 맞대면하는 것을 싫어하고 혼자 생각에 몰두 하며 칩거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9.관계를 맺기 시작함: 시간이 지나고 감정 표출이 되다보면 형편이 나아지게 됩니다. 컴컴한 절망의 구렁텅이에 갑자기 빛이 비치게 되고 현재의 삶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고인이 없는 속에서도 적응을 하게 되고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됩니다.

 

10.현실에 재적응하는 결단: 이과정이 서서히 오기는 하나 상처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슬픔의 물결이 다시 휩쓸 때도 있고 감정에 휘말리게도 되지만 이또한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위의 10단계를 거치는 동안 울기도 하고 화도 내며 죄의식에 빠지기도 하고 좌절감도 표출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9~10단계까지는 거치는 동안 고통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될수 있습니다. 따라서 슬픔을 그대로 표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신 밖의 일에 관심을 갖게 될 경우 딴 사람으로 변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한 슬픔을 겪고 받아들임으로 부드럽고 신중하며 이해심이 있고 현명한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슬픔을 겪고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단단해 질 수 있습니다.

이별노래(화면)

이해인

떠나가는 제 이름을
부르지 마십시오
이별은
그냥 이별인 게 좋습니다

남은 정 때문에
주저앉지 않고
갈 길을 가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움도
너무 깊으면 병이 되듯이
너무 많은 눈물은
다른 이에게 방해가 됩니다

차고 맑은 호수처럼
미련 없이 잎을 버린
깨끗한 겨울나무처럼
그렇게 이별하는 연습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문의: 서북병원 완화의료병동 3156-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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